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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2025년 8월 코스피 외국인 투자 분석: 거시 경제 전환기 속 전략적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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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Executive Summary

2025년 8월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에 중요한 변곡점으로 기록되었습니다. 3개월 연속 이어지던 순매수 기조를 마감하고 약 1조 6천억 원에서 1조 8천억 원에 달하는 순매도로 전환한 것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위험 회피 심리의 발현이 아닌, 정교하게 계산된 전략적 자산 재배치의 결과로 분석됩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완화 신호라는 긍정적인 거시 경제 환경에도 불구하고,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환차손 우려와 국내 정책 불확실성이라는 국지적 악재가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은 시장 전반에 대한 노출(베타)을 줄이는 동시에, 특정 성장 산업에 대한 확신에 찬 집중 투자(알파)를 단행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습니다.  

 

본 보고서의 핵심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외국인 자금의 순유출 전환: 3개월간의 강력한 순매수 랠리를 뒤로하고 8월 한 달간 약 1조 7천억 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시장의 주요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습니다.  
     
  • 글로벌-국내 시장의 탈동조화: 잭슨홀 미팅을 기점으로 한 미국 연준의 비둘기파적 선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상승 동력을 얻지 못했습니다. 이는 가파르게 진행된 원화 약세와 국내 증시 관련 세제 정책의 불확실성이 글로벌 호재를 상쇄했기 때문입니다.  
     
  • 업종별 투자의 양극화: 시장 전반에 대한 매도세 속에서도 외국인 자금은 특정 섹터로 명확하게 집중되었습니다.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성장 서사를 보유한 반도체(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지정학적 긴장감 및 산업 사이클의 수혜를 입는 방산·조선(한화오션, 현대로템) 업종이 그 중심에 있었습니다.  
     
  • 주요 우량주에 대한 매도 압력: 시장을 이끌던 대표 플랫폼 기업인 NAVER와 전통적인 경기방어주인 KT&G 등은 상당한 규모의 순매도 대상이 되었습니다.  
     
  • 향후 전망: 8월에 나타난 외국인의 투자 패턴, 즉 국내 경기 변동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운 구조적 성장주에 대한 선호 현상은 2025년 4분기 외국인 수급을 예측하는 핵심적인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II. 시장 환경: 전환의 물결

A. 글로벌 거시 경제 환경: 연방준비제도의 비둘기파적 선회

8월 글로벌 금융 시장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였습니다.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은 이러한 변화의 신호탄이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설을 통해 높은 차입 비용이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노동 시장이 둔화되고 인플레이션 위험이 억제되고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특히 "정책 기조를 조정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는 발언은 시장에서 명백한 통화 완화 신호로 받아들여졌고, 이르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기대를 급격히 증폭시켰습니다.  

 

이러한 비둘기파적 분위기는 악화되는 미국의 경제 지표로 인해 더욱 힘을 얻었습니다. 8월 초에 발표된 7월 비농업 부문 고용 보고서는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신규 고용이 7만 3천 명 증가에 그쳐 시장 컨센서스인 11만 명을 크게 밑돌았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이전 두 달(5월, 6월)의 고용 수치마저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총 25만 8천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나, 미국 노동 시장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했습니다. 9월 초 발표 예정인 8월 고용 보고서 역시 신규 고용이 7만 5천 명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파월 의장의 발언과 부진한 경제 지표의 조합은 '연준의 정책 전환(Fed Pivot)' 시나리오를 시장의 지배적인 컨센서스로 만들었습니다. 이는 전통적으로 미국 달러화의 약세를 유도하고, 미국의 저금리 환경 속에서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자금이 신흥국 시장으로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를 촉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B. 국내 시장 동향: 국지적 악재가 글로벌 호재를 압도하다

이처럼 우호적인 글로벌 거시 환경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상승 흐름을 타지 못했습니다. 외국인 자금 유입에 힘입어 수개월간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던 지수는 8월 들어 1.83% 하락하며 3186.01로 마감했습니다. 이는 7월에 기록했던 고점 3245.44에서 상당폭 후퇴한 수치입니다. 글로벌 시장과의 이러한 뚜렷한 탈동조화 현상은 한국 시장 고유의 강력한 악재가 작용했음을 시사합니다.  

 

가장 결정적인 악재는 원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 즉 환율 문제였습니다. 7월 초 1,350원대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은 8월 들어 1,380-1,390원대까지 치솟았습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원화 약세는 한국 주식에 투자하여 얻은 원화 수익의 달러 환산 가치를 직접적으로 훼손하는 '환차손 리스크'를 의미합니다. 이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신규 자금 유입이 위축되었을 뿐만 아니라, 기존 랠리에서 발생한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도 압력을 자극했습니다.  

 

정책 및 경제적 불확실성 또한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습니다.

  • 세제 개편안의 불확실성: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 내용이 시장에 혼란을 주었습니다. 특히 주식 양도소득세가 과세되는 대주주 기준을 기존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오히려 강화하는 방안이 포함되면서, 증시 부양에 대한 정부의 의지에 의구심이 제기되었습니다. 이는 투자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중요한 요인이었습니다.  
     
  • 무역수지 악화 신호: 8월 초 10일간의 무역수지가 12억 달러 적자를 기록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조업일수 감소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최대 교역국인 미국(-14.2%)과 중국(-10.0%)으로의 수출이 동시에 감소한 것은 글로벌 수요 둔화가 국내 주요 수출 기업의 실적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되었습니다.  
     

C. 외국인 자금 순유출: 데이터로 확인된 결론

외국인 투자자들은 5월(1조 1,656억 원), 6월(2조 6,929억 원), 그리고 7월(6조 2,810억 원)까지 3개월 연속 강력한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8월 들어 이러한 흐름은 극적으로 반전되었습니다. 복수의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은 8월 한 달간 코스피 시장에서 1조 6,175억 원에서 1조 8,031억 원에 이르는 주식을 순매도했습니다. 본 보고서는 이를 종합하여 약 1조 7천억 원 규모의 순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며, 이 자금 이탈이 8월 코스피 지수 하락의 핵심 동력이었음을 명확히 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글로벌 통화 완화 기대감이라는 강력한 순풍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 고유의 위험 프리미엄이 더 크게 부각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거시 경제의 큰 흐름만을 쫓는 대신, 한국 시장의 국지적 위험 요인(환율, 정책)을 정밀하게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장 전체를 매도하는 결정은 이러한 국내 리스크에 대한 의도적인 위험 회피(de-risking) 전략의 일환이었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 대한 수동적이고 광범위한 노출을 꺼렸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국내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되는 특정 기업과 섹터에 대해서는 오히려 대규모의 적극적인 베팅을 감행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이는 다음 장에서 심층적으로 분석될 것입니다.

III. 외국인 투자자의 장바구니: 순매수 상위 종목

8월 외국인 투자자들은 시장 전반을 매도하는 가운데서도, 특정 종목에 대해서는 막대한 자금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선별적인 접근법을 보였습니다. 이용 가능한 데이터를 종합하면, 상위 8개 종목에 대한 순매수 동향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는 8월 한 달간 외국인 자금이 어떤 산업과 기업의 미래 가치에 베팅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표 1: 2025년 8월 코스피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순위 기업명 종목코드 업종 순매수 금액 (억원) 주요 투자 동인 데이터 출처
1 삼성전자 005930 반도체 13,200 HBM4 기대감, 테슬라 AI 칩 파운드리 계약  
2 SK하이닉스 000660 반도체 11,110 HBM3 시장 지배력 지속, AI 수요 강세  
3 한화오션 042660 조선/방산 7,580 견조한 수주 잔고, 글로벌 조선업 호황  
4 현대로템 064350 방산/철도차량 3,900 K2 전차 폴란드 수출 등 방산 모멘텀  
5 한화에어로스페이스 012450 방산/항공우주 3,230 K-방산 제품의 글로벌 수요 확대  
6 삼성전기 009150 IT 부품 1,860 AI 관련 고부가 부품 수요 증가  
7 한국항공우주(KAI) 047810 방산/항공우주 1,150 FA-50 전투기 수출, 안정적 수주 잔고  
8 이수스페셜티케미컬 457190 화학/배터리 1,020 전고체 배터리 소재 관련 잠재력  
* 카카오 035720 인터넷/플랫폼 *참고 참조 2분기 실적 호조 후 주가 변동성 확대  
* 현대자동차 005380 자동차 *참고 참조 안정적 판매 실적, 전기차 전환 가속  
 
 

참고: 데이터 불일치에 대한 주석 카카오와 현대자동차의 경우, 일부 자료()에서는 월간 순매수 종목으로 분류되었으나, 다른 자료()에서는 카카오가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으로 집계되는 등 상충하는 데이터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중요한 불일치에 대해서는 IV-C 섹션에서 심층적으로 분석할 것입니다.  

 

IV. 섹터별 심층 분석: 자금이 머문 곳

A. 흔들리지 않는 반도체에 대한 확신

시장 전반에 대한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의 대표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오히려 강화했습니다. 이는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하고 구조적인 성장 테마가 국내 시장의 단기적인 위험 요소를 압도할 만큼 강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1조 3,200억 원 순매수):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 핵심 촉매제는 약 23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테슬라의 차세대 AI 칩(AI6) 파운드리 생산 계약이었습니다. 이는 최첨단 공정에서 테슬라라는 상징적인 고객사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대규모 수주를 넘어, 파운드리 사업의 경쟁력 회복을 증명하는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되었습니다. 또한,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개발에 대한 기대감과 기존 메모리 공정의 수율 개선 소식은 강력한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를 한층 더 높였습니다.  

 

SK하이닉스 (1조 1,110억 원 순매수):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가 미래 잠재력에 초점을 맞췄다면, SK하이닉스는 현재의 시장 지배력에 대한 베팅이었습니다. AI 가속기의 핵심 부품인 HBM3 시장의 확고한 선두주자로서, SK하이닉스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가장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수혜주로 인식되었습니다. 엔비디아와 같은 핵심 고객사로부터의 견조한 수요는 명확한 실적 가시성을 제공했습니다.  

 

이러한 선택적 매수세는 기술주 내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었음을 보여줍니다. 투자자들은 국내 소비 및 규제 리스크에 노출된 플랫폼/인터넷 기업(예: NAVER)과, AI라는 글로벌 성장 테마에 직접적으로 연결된 하드웨어 중심의 반도체 기업을 명확히 구분했습니다. 즉, 8월 외국인의 투자 논리는 '한국 기술주 매수'가 아니라 '한국에 상장된 글로벌 AI 핵심 공급망 매수'였습니다. 이 전략은 그들이 매도했던 국내 시장 전반의 리스크(환율, 정책)로부터 자신들의 투자를 효과적으로 분리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AI 부문의 성장 동력은 한국이 아닌 글로벌 시장에 있기 때문입니다.

B. 'K-방산'과 조선업의 부상

지정학적 긴장 고조, 글로벌 조선업의 슈퍼 사이클 진입, 그리고 한국산 무기 체계의 검증된 경쟁력이 맞물리면서 방산 및 조선업 관련주가 외국인 자금을 끌어들이는 강력한 투자 테마로 부상했습니다.

주요 매수 종목: 한화오션(7,580억 원), 현대로템(3,900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3,230억 원), 한국항공우주(1,150억 원) 등이 모두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주요 동인:

  • 지정학적 순풍: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전 세계적인 안보 불안 증가는 각국의 국방 예산 증액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는 K2 전차(현대로템), K9 자주포(한화에어로스페이스), FA-50 경공격기(한국항공우주) 등 'K-방산' 제품의 수출에 매우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 조선업 슈퍼 사이클: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은 고부가가치 선박, 특히 LNG 운반선 발주 급증의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은 8월에만 총 2조 8천억 원이 넘는 대규모 LNG 운반선 수주 계약을 공시하는 등 업계 전반의 호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강력한 수주 실적은 장기적인 실적 가시성과 높은 수익성을 담보합니다.  
     

이러한 투자는 단기적인 국내 경기 변동과 무관한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방위 산업과 조선업의 사업 사이클은 수년에 걸친 정부 계약과 글로벌 교역 동향에 의해 결정되며, 국내 소비 심리나 세제 정책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습니다. 현대로템의 폴란드 전차 수출 계약이나 한화오션의 LNG 운반선 수주 대금은 달러로 결제되며, 그 성과는 한국 내수 경기의 부침과 무관합니다. 즉, 외국인들은 한국 시장 내에서 단기 변동성에 대한 효과적인 헤지 수단이자, 장기적인 글로벌 산업 사이클에 연동되는 비상관(non-correlated) 성장 자산을 발굴한 것입니다.

C. 카카오 미스터리: 상충하는 데이터의 재구성

카카오의 8월 수급 데이터는 분석에 혼선을 줍니다. 일부 자료는 카카오를 외국인 순매수 종목으로 분류했지만(), 다른 자료는 오히려 1,910억 원 규모의 순매도 종목으로 집계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불일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8월 한 달간 카카오 주가의 극심한 변동성을 살펴봐야 합니다. 카카오는 8월 7일,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했습니다. 역대 최대 분기 매출과 전년 동기 대비 39% 급증한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주가는 당일 12% 가까이 폭등했고, 6만 원 선을 회복했습니다. 하지만 월말로 갈수록 주가는 "급락세"를 보이며 성장주 투자자들의 우려를 샀습니다.  

 

이 상충하는 데이터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가설은 '시기별 매매 패턴의 차이'입니다. 외국인들은 8월 초, 호실적 발표 직후 대규모 순매수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초반의 강력한 매수세가 월 전체 합산 데이터를 순매수로 기록하게 만들었을 수 있습니다(가 이 시점을 반영). 그러나 월 중반 이후 원화 약세와 정책 불확실성으로 국내 증시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되자, 외국인들은 매수했던 물량을 공격적으로 처분했을 것입니다. 월 후반의 이러한 매도세가 주가 급락을 유발했고, 다른 시점의 데이터()에서는 순매도로 집계되었을 수 있습니다.  

 

카카오 사례는 고위험 환경에서 내수 기반 플랫폼 주식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강력한 펀더멘털 개선(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국가 고유의 리스크(환율, 정책)가 부각되자 외국인 매수세는 지속되지 못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매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 및 방산주와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결국 8월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매출에 의존하는 기업보다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하는 기업의 손을 들어주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대목입니다.

V. 동전의 뒷면: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된 종목들

외국인의 전략적 선회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어디에서 빠져나갔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이는 8월에 발생한 자금 재배치의 전체 그림을 완성하는 중요한 조각입니다.

표 2: 2025년 8월 코스피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

순위 기업명 종목코드 업종 순매도 금액 (억원) 주요 매도 사유 추정 데이터 출처
1 삼성전자 005930 반도체 11,640 데이터 상충 - 참고 참조  
2 NAVER 035420 인터넷/플랫폼 7,040 국내 경기 노출도, 차익 실현  
3 한화엔진 082740 기계/조선 4,970 주가 급등 후 차익 실현  
4 한화오션 042660 조선/방산 3,100 데이터 상충 - 참고 참조  
5 KT&G 033780 필수소비재 2,450 / 1,860 경기방어주 매도, 포트폴리오 재편  
 
 

참고: 데이터 상충에 대한 주석: 삼성전자와 한화오션의 경우 자료에서는 순매도 최상위 종목으로 집계되었으나 등 다수의 자료에서는 순매수 최상위 종목으로 나타났습니다. 본 보고서는 AI 칩 계약, LNG선 수주 등 강력한 개별 모멘텀을 근거로 이들 종목이 실질적으로 순매수되었다는 의 데이터를 주요 분석의 축으로 삼습니다. 의 데이터는 특정 기간의 변동성이나 다른 집계 방식을 반영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순매도 사유 분석

NAVER (-7,040억 원):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NAVER는 매도의 주요 타겟이었습니다. NAVER의 실적은 국내 디지털 광고 및 전자상거래 시장의 경기에 직접적으로 연동됩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경기 순환 리스크에 대한 노출을 의도적으로 줄이려 했던 8월의 시장 환경에서, NAVER를 매도하는 것은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가장 논리적인 선택이었습니다. 이는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는 반도체 기업에 자금이 몰린 것과 정확히 반대되는 현상입니다.

KT&G (-1,860억 원 ~ -2,450억 원): 전통적인 경기방어주인 KT&G에 대한 매도세는 8월의 자금 이동이 단순한 위험 회피가 아니었음을 보여줍니다. 투자자들은 불확실한 시기에 전통적인 국내 '안전 자산'으로 이동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경기 민감주와 방어주를 가리지 않고 국내 시장 노출 자체를 줄이는 한편, 그 자금을 글로벌 성장 테마를 가진 특정 섹터에 재배치하는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재편을 단행했습니다.

VI. 전략적 전망 및 향후 방향

A. 양극화 해석: '바벨 전략'의 실행

8월 외국인의 매매 패턴은 시장 전체(코스피 지수)에 대한 순매도와 특정 섹터에 대한 집중 순매수가 동시에 나타난, 전형적인 '바벨(Barbell) 전략'의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한쪽 끝에는 시장 전반의 위험(베타)을 헤지하기 위한 현금 또는 시장 매도 포지션을 두고, 다른 쪽 끝에는 장기적인 구조적 성장이 기대되는 특정 자산(알파)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입니다.

이는 결코 시장에 대한 공포 심리에 기반한 무차별적인 매도가 아님을 의미합니다. 오히려 매우 정교하고 계산된 전략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경제와 원화 가치의 단기 전망에 대해서는 신뢰를 잃었지만, 한국의 반도체 및 방산 산업이 가진 글로벌 경쟁력에 대해서는 매우 높은 확신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B. 2025년 4분기 이후 주요 관전 포인트

  • 9월 FOMC 회의: 시장은 이미 25bp 금리 인하를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 인하 여부보다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연준의 신호(forward guidance)가 더욱 중요합니다. 예상보다 공격적인 완화 정책이 시사될 경우 달러 약세를 심화시켜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한국 시장 고유의 위험 프리미엄은 여전히 자금 유입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입니다.  
     
  • 원/달러 환율 동향: 향후 외국인 수급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변수입니다. 환율이 1,380원 선 아래에서 안정되거나 원화 강세로 전환되는 모습이 나타나야만 외국인 자금의 본격적인 귀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정부 정책의 향방: 논란이 된 주식 양도세 관련 정책의 명확화 또는 철회는 투자 심리를 크게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관망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장은 또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후속 조치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C.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한 시사점

  • 선호 테마: 8월의 데이터는 투자 포트폴리오가 (1) 글로벌 매출 비중이 높고, (2) AI, 방산 등 구조적 성장 테마를 보유하며, (3) 한국 내수 소비 및 정책 리스크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기업들 위주로 구성되어야 함을 강력히 시사합니다. 반도체와 방산·조선 섹터는 이러한 투자 논리를 가장 명확하게 구현하는 분야입니다.
  • 주의 영역: 환율과 국내 정책에 대한 방향성이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내수 중심의 플랫폼, 소비재, 금융주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됩니다. 견고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 변동성이 컸던 카카오의 사례는 이를 뒷받침하는 좋은 교훈입니다.
  • 최종 결론: 2025년 8월 시장이 주는 가장 큰 교훈은, 특정 국가 고유의 리스크가 글로벌 거시 경제의 흐름을 압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코스피 시장에서 성공적인 투자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연준의 금리 정책에 대한 전망뿐만 아니라, 열악한 국내 환경 속에서도 독자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탁월한 기업을 선별해내는 세밀한 분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