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이야기

"1925년부터 이어진 지평 막걸리의 이야기"

dawn11 2025. 5. 2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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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주조는 1925년 설립되어 1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 중 하나이다 . 초기 수십 년간 지역 양조장에 머물렀으나, 2010년 김기환 대표가 경영을 맡은 이후 혁신적인 변화를 통해 매출이 급성장하며 막걸리 시장의 주요 업체로 부상했다 . 지평막걸리의 성공은 전통을 기반으로 한 품질 관리, 젊은 세대를 공략한 맛과 마케팅 전략, 그리고 전국적인 유통망 확보에 기인한다 .

지평 막걸리

 

지평막걸리의 역사

설립 및 초기
지평주조는 1925년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에 설립된 지평양조장에서 시작되었다 . 이는 현재 운영 중인 막걸리 양조장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곳 중 하나이다 . 지평양조장 건물은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 사령부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이러한 역사적, 건축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4년 대한민국 등록문화재 제594호로 지정되었다 . 설립 초기부터 지평막걸리는 양평의 맑은 물과 좋은 쌀, 지평 누룩을 사용하여 전통 방식으로 술을 빚어왔다 .

 

지평양조장 등록문화재 지정

위기와 변화의 시작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지평주조는 수십 년 동안 연 매출 2억 원, 직원 3명 수준의 영세한 동네 양조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 2009년경 막걸리 시장이 일본 수출 등으로 호황을 누렸을 때도 지평주조는 내수 시장에 머물며 큰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 . 2010년, 창업주의 손자인 김기환 대표가 27세의 나이로 가업을 이어받으면서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되었다 . 당시 회사는 폐업까지 고민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

지평막걸리의 성공 요인

지평막걸리는 김기환 대표 취임 이후 10여 년 만에 매출이 200배 이상 성장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 2010년 2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19년 230억 원, 2021년 예상 매출 400억 원, 2022년 441억 원을 기록했으며, 2023년에는 511억 원을 돌파했다 . 이러한 성공은 다음과 같은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한다.

1. 맛의 혁신과 품질 제일주의

  • 저도수 트렌드 선도: 2015년, 기존 막걸리의 일반적인 도수인 6%에서 5%로 알코올 도수를 낮춘 제품을 출시했다 . 이는 맥주 도수에 익숙한 젊은층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적인 역할을 했다 .
  • 맛의 표준화 및 현대화: 김기환 대표는 '막걸리는 손맛이 아닌 과학'이라는 신념으로 전통적인 방식에 현대적인 발효 과학을 접목했다 . 생산 공정을 자동화하고, 온도와 습도를 0.1도까지 제어하는 하이테크 브루어리를 구축하여 균일한 품질의 술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 또한, 고객 시음회를 통해 가장 선호도가 높은 맛을 선택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설비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
  • 전통의 계승: 밀로 만든 누룩(밀입국)을 사용하는 전통 방식을 고수하여 옛 막걸리의 깊은 맛을 유지하고자 했다 . 이는 막걸리에 향수를 가진 5060세대와 새로운 맛을 추구하는 2030세대 모두를 만족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 .

2. 젊은 세대 공략

  • SNS 마케팅: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여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했다 . 지평막걸리 해시태그는 경쟁사를 앞지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 이는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제품을 홍보하는 팬덤 형성으로 이어졌다 .
  • 트렌디한 이미지 구축: 전통주에 대한 고루한 이미지를 벗고, 젊은층이 선호하는 깔끔하고 세련된 맛과 디자인을 추구했다 . 대학생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세로쓰기 디자인은 고전미와 현대적 감각을 동시에 담아내어 폭넓은 소비자층에게 어필했다 .
  • 콜라보레이션: SPC그룹의 쉐이크쉑과 협업하여 '막걸리 쉐이크'를 출시하는 등 이색적인 마케팅을 통해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었다 .
 

지평막걸리 브랜드 이미지

3. 전국 유통망 구축 및 상생 전략

  • 업계 최초 전국 유통망: 기존 막걸리 업계 강자들도 이루지 못한 전국 유통망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 이는 제품의 접근성을 높여 판매량 증대에 크게 기여했다 .
  • 유통업체와의 상생: 유통업체에 높은 마진을 제공하고, 협력업체 사장들을 위한 해외 연수를 지원하는 등 상생 관계를 구축하여 유통망을 효과적으로 관리했다 . 매출 할당량을 채우지 못해도 대리점 권한을 빼앗지 않는 등 신뢰를 기반으로 한 영업 전략을 펼쳤다 .

4. 역사와 스토리텔링 활용

  • 100년 역사 강조: 1925년부터 이어져 온 양조장의 깊은 역사와 전통을 브랜드 스토리로 적극 활용했다 . 이는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
  • 문화유산 가치: 양조장 건물이 대한민국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사실은 지평막걸리만의 독특한 자산이 되었다 .

5. 지속적인 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

  • 생산 시설 확충: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고 안정적인 품질 관리를 위해 2016년 양평 공장, 2018년 춘천 공장을 설립했으며, 2023년에는 천안 공장 가동을 계획하는 등 생산 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 춘천 공장은 최신 자동화 설비를 갖춘 스마트 팩토리로, 깨끗한 환경에서 고품질 막걸리를 생산한다 .
  • 신제품 개발: '지평 일구이오'(2019년), '지평 이랑이랑'(2020년) 등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여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 '지평 일구이오'는 1925년 첫 레시피와 주조법을 복원한 제품으로, 레트로 유행에 부응했다 .
 

지평막걸리 춘천 공장

현재 시장 상황 및 전망

글로벌 막걸리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3년 약 5억 2,120만 달러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7.5% 성장하여 8억 6,31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 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시장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북미와 유럽에서도 한국 문화의 인기와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힘입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 지평주조는 이러한 시장 흐름 속에서 국내 2위 막걸리 업체로 자리매김했으며 , 최근에는 미국 시장에도 진출하며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

지평막걸리는 전통과 혁신의 조화를 통해 막걸리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앞으로도 한국을 대표하는 술 브랜드로 성장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