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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백종원 패러독스: 더본코리아의 성장, 위기, 그리고 미래에 대한 심층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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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부: 프랜차이즈 제국의 해부

제 1장. 다(多)브랜드 전략: 확산과 위기의 모델

더본코리아의 핵심 성장 동력은 백종원 대표의 대중적 인지도를 기반으로 한 신속하고 저비용의 브랜드 확산 전략이다. 이 모델은 단기간에 회사의 규모를 키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나, 그 이면에는 가맹점주에게 리스크를 전가하고 시스템적 취약성을 내포하는 구조적 결함이 존재한다.

1.1. '백종원 브랜드'의 생애주기

더본코리아의 브랜드 개발 모델은 명확한 패턴을 보인다. 먼저 백종원 대표가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특정 메뉴나 식당이 대중적 관심을 받으면, 이를 즉시 브랜드로 기획한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연돈'을 '연돈볼카츠'로 프랜차이즈화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방식은 막대한 마케팅 비용 없이도 즉각적인 화제성을 확보하고 잠재 가맹점주들의 수요를 창출하는 효과를 낳는다.  

 

이후 더본코리아는 창출된 수요를 바탕으로 직영점 투자보다는 가맹점 모집을 통한 빠른 확장을 추구한다. 이는 본사 입장에서 적은 자본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성장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브랜드의 생애주기는 극명하게 갈린다. '빽다방'처럼 안정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성공 사례도 있지만, '새마을식당'처럼 점진적 쇠퇴를 겪거나 '백스비빔밥', '해물떡찜0410'처럼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브랜드도 부지기수다. 실제로 더본코리아는 현재 운영 중인 브랜드 수(약 25개)와 비슷한 22개의 브랜드를 폐업한 이력이 있다. 이는 신규 브랜드의 성공률이 높지 않으며, 그 실패의 부담은 상당 부분 가맹점주들이 감당했음을 시사한다.  

 

1.2. 포트폴리오 분석: 하나의 기둥에 의존하는 제국

더본코리아는 25개의 브랜드를 통해 30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며 사업 다각화의 외형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포트폴리오의 내면을 분석하면, 특정 브랜드에 대한 의존도가 극심하여 구조적 안정성이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 드러난다.  

 

'빽다방'에 대한 절대적 의존: 2024년 기준, 더본코리아의 전체 매장 3066개 중 1712개가 '빽다방'으로, 전체 네트워크의 55% 이상을 차지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성장의 질이다. 최근 1년간 순증한 매장 281개 중 263개(93.6%)가 '빽다방'이었으며, 이는 회사의 성장이 사실상 '빽다방'이라는 단일 브랜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경쟁이 치열한 저가 커피 시장의 작은 변화에도 회사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심각한 리스크 요인이다.  

 

핵심 브랜드의 정체와 쇠퇴: 과거 더본코리아의 성장을 견인했던 핵심 브랜드들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새마을식당'은 2022년 109개에서 2024년 92개로, '백스비어'는 같은 기간 87개에서 69개로 매장 수가 감소했다. 이는 기존 브랜드의 경쟁력 유지와 혁신에 실패하고 있음을 방증하며, '빽다방'을 대체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좀비 브랜드'의 존재: '고속우동', '퀵반', '낙원곱창' 등 다수의 브랜드는 정보공개서에 등록은 되어 있으나 실제 운영 중인 가맹점이 0개인, 사실상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이는 더본코리아의 브랜드 실험의 높은 실패율을 보여주는 동시에, 무분별한 브랜드 확장이 낳은 부작용을 명확히 드러낸다.  

 

이러한 포트폴리오 구조는 더본코리아의 사업 모델이 가맹점주의 투자를 기반으로 한 '저비용 R&D 실험실'처럼 기능한다는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본사는 직영점을 통한 충분한 시장 검증 없이 다수의 브랜드를 출시하고, 가맹점주들의 성공과 실패 데이터를 통해 사업성을 판단한다. 이 과정에서 성공한 브랜드는 본사의 핵심 수익원이 되지만, 실패한 브랜드의 손실은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에게 전가되는 구조가 고착화되었다.

1.3. 수익 구조와 이익 모델

더본코리아의 주 수익원은 직영 식당의 음식 판매 수익이 아닌, 가맹 사업과 관련된 수입이다. 이는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로열티뿐만 아니라, 가맹점에 식자재, 소스, 비품 등을 공급하며 발생하는 유통 마진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3년 상반기 기준, '홍콩반점0410'(12.72%), '롤링파스타'(5.79%), '역전우동0410'(5.38%), '빽보이피자'(5.3%) 등이 '빽다방'의 뒤를 이어 매출 비중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소수의 성공한 브랜드가 회사 전체의 수익을 견인하는 집중화된 구조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이러한 수익 구조는 가맹점의 매출이 높을수록 본사의 유통 수익도 증가하는 상생의 측면이 있지만, 반대로 가맹점의 경쟁력이 약화될 경우 본사의 수익 기반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는 리스크를 동시에 안고 있다.  

 

제 2부: 위기의 진앙지

제 2장. '연돈볼카츠' 사태: 시스템 실패의 축소판

최근 불거진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과의 분쟁은 더본코리아가 가진 구조적 문제점이 응축되어 폭발한 사건이다. 이는 단순한 개별 브랜드의 갈등을 넘어, 지속가능성보다 단기 확장을 우선시하는 사업 모델이 필연적으로 낳을 수밖에 없는 예고된 위기였다.

2.1. 갈등의 핵심: 허위·과장 정보 제공 의혹

분쟁의 중심에는 '매출 부풀리기' 의혹이 자리 잡고 있다.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 소속 점주들은 2022년 가맹점 모집 당시, 더본코리아 본사 측이 구두로 월 3000만 원 수준의 예상 매출액을 제시하며 가맹 계약을 유도했다고 주장한다. 일부 점주들은 당시 홍보용 홈페이지에 일 최고 매출이 338만 원에 달한다고 명시되어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현실은 참담했다. 2023년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연돈볼카츠' 가맹점의 연평균 매출액은 1억 5699만 원으로, 월평균 약 1300만 원에 불과했다. 이는 점주들이 주장하는 약속된 매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점주들은 방송의 인기로 인한 '오픈빨'이 꺼진 후 매출이 급락했으며, 낮은 재방문율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더본코리아 측은 월 3000만 원의 매출을 보장한 사실이 없다고 전면 부인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구두 약속'과 '공식 문서' 사이의 괴리다. 점주들은 추후 제공받은 공식 '예상매출액 산정서'에 1200만~1500만 원의 낮은 수치가 기재되어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계약 전 '백종원'과 '연돈'이라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영업 담당자의 구두 설명을 믿고 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한다. 이 지점은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가맹본부가 법적 구속력이 없는 구두 설명으로 가맹희망자를 현혹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를 드러낸다.  

 

2.2. 격화: 집회에서 법적 다툼으로

점주들의 불만은 본사 앞 집회와 기자회견 등 집단행동으로 이어졌다. 사태는 양측이 공정위에 서로를 신고하며 법적 분쟁으로 비화했다. 점주들은 본사가 가맹사업법상 '허위·과장 정보 제공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더본코리아는 이에 맞서 스스로를 공정위에 신고하는 이례적인 '셀프 신고' 카드를 꺼내 들었다. 표면적으로는 공정한 판단을 받겠다는 취지였지만, 점주 측은 이를 공식적인 분쟁조정 절차를 무력화하고 사태의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적인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결국 공정위는 더본코리아 본사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하며 본격적인 법 위반 여부 조사에 돌입했다. 양측은 각자에게 유리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며 여론전을 펼치는 등 갈등은 진실 공방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2.3. 후폭풍: 폐점 속출과 브랜드 가치 훼손

'연돈볼카츠'는 2022년 한 해에만 75개의 신규 매장을 열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는 심각한 붕괴가 진행되고 있었다. 2023년 한 해에만 23곳이 계약을 해지했고 , 2024년 6월 기준 폐점률이 70%에 달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었다. 공식 통계상으로도 매장 수는 1년 만에 49개에서 31개로 급감했다.  

 

브랜드의 정체성마저 흔들리고 있다. 핵심 메뉴인 '볼카츠'의 품질 저하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었고, 현재는 볼카츠가 아닌 '튀김덮밥도시락'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등 초기 콘셉트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연돈볼카츠'가 방송의 후광에 기댄 채 충분한 사업성 검증 없이 무리하게 프랜차이즈화를 추진한 결과물임을 명백히 보여준다. 이 사건은 1장에서 분석한 '가맹점주를 이용한 R&D' 모델이 어떻게 실패로 귀결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명확한 사례다.  

 

제 3장. 품질관리의 역설: '골목상권 해결사'에서 '셀프디스'까지

더본코리아가 직면한 또 다른 심각한 문제는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품질관리 실패다. 이는 본사가 직영점 네트워크를 포기하고 가맹점 중심의 양적 팽창에만 집중한 전략의 필연적인 결과물이다.

3.1. '홍콩반점0410' 사례: 불일치의 상징

수년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홍콩반점0410'의 지점별 맛 편차, 불친절한 서비스, 위생 문제 등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이 문제는 백종원 대표가 직접 자신의 유튜브 채널 '내꺼내먹(내꺼 내가 먹어본다)'을 통해 공개적으로 점검에 나설 정도로 심각했다. 영상에서 그는 일부 가맹점의 엉망인 음식 상태에 "이런 집들 때문에 잘하는 다른 홍콩반점들이 욕먹는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러한 '셀프디스'는 투명성을 내세운 고도의 PR 전략으로 평가받기도 했지만, 역설적으로는 본사가 오랜 기간 가맹점 품질관리에 완전히 실패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이 되었다. 이는 '골목식당 해결사'로 구축된 백 대표의 대외적 이미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었다.

3.2. 구조적 결함: 직영점의 부재

품질관리 실패의 근본 원인은 직영점의 부재에서 찾을 수 있다. 2024년 기준, 더본코리아는 3000개가 넘는 매장 중 단 14개의 직영점만을 운영하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홍콩반점0410', '새마을식당', '롤링파스타', '한신포차' 등 회사의 주력 브랜드들조차 직영점이 단 한 곳도 없다는 점이다.  

 

직영점은 신메뉴 개발 및 테스트, 표준화된 조리법 정립, 체계적인 가맹점주 교육, 품질 기준 제시 등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 직영점이 없다는 것은 본사가 실제 운영 환경에서의 노하우 축적이나 품질 기준을 제시할 '표준 모델' 없이 이론만으로 가맹점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미다.  

 

'백종원 방지법'으로 불리는 개정 가맹사업법은 신규 브랜드의 경우 1년 이상 직영점을 운영하도록 의무화했지만, 법 시행 이전에 사업을 시작한 기존 브랜드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아 '홍콩반점'과 같은 핵심 브랜드들이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결국 더본코리아의 품질 문제는 일부 비양심적인 가맹점주의 일탈이라기보다는, 본사가 비용 절감과 빠른 확장을 위해 품질관리의 핵심 인프라를 의도적으로 포기한 전략적 선택의 결과물이다.  

 

3.3. 글로벌 확장, 글로벌 문제: 해외 위생 실패

품질관리 문제는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더본코리아의 글로벌 확장 전략에도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에서 운영 중인 다수의 매장이 현지 위생 당국으로부터 심각한 위생 규정 위반을 지적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한신포차' 지점은 다수의 위반 사항으로 인해 일시적인 영업 중단 조치를 당했으며, 조지아주 덜루스의 '홍콩반점' 지점은 위생 점검에서 100점 만점에 48점이라는 낙제 수준의 점수를 받았다. 이는 현지 식당 평균 점수(87점)에 크게 못 미치는 충격적인 결과로, 'U' 등급(Unsatisfactory)에 해당한다. 이러한 해외에서의 실패는 IPO 당시 내세웠던 글로벌 성장 스토리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며, 본사의 해외 관리 역량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결론적으로, 백종원 대표가 방송에서 보여주는 꼼꼼하고 엄격한 전문가의 이미지와 그의 프랜차이즈 제국이 보여주는 운영 현실 사이에는 메울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한다. 이 '말과 행동의 불일치'가 대중에게 인식되는 순간, 신뢰를 기반으로 쌓아 올린 브랜드 가치는 재앙적인 수준으로 붕괴할 수밖에 없다.


제 3부: 인물, 브랜드, 그리고 리스크

제 4장. 양날의 검: '백종원 리스크'의 해부

더본코리아의 서사에서 백종원 대표는 분리할 수 없는 존재다. 그의 강력한 개인 브랜드는 회사를 성장시킨 가장 큰 자산이었지만, 이제는 회사의 존립을 위협하는 가장 예측 불가능한 부채로 변모하고 있다. 상장 기업의 가치가 한 개인의 평판에 따라 급변하는 '백종원 리스크'는 더본코리아의 가장 근본적인 취약점이다.

4.1. 자산: '상업의 신' 페르소나

수년간 백종원 대표는 친근하고, 해박하며, 신뢰할 수 있는 요리 전문가의 이미지로 대중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가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들은 더본코리아 브랜드에 대한 거대한 규모의 지속적인 광고 캠페인 역할을 했으며 , 이는 가맹점주 모집 비용을 낮추고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의 이름 자체가 강력한 품질 보증 수표로 여겨졌던 시기다.  

 

4.2. 부채: 후광이 무너질 때

그러나 2024년부터 2025년에 걸쳐 연쇄적으로 터져 나온 논란들은 이 자산을 심각한 부채로 전환시켰다. 이 문제들은 단순한 기업의 실수가 아니라 백종원 개인의 브랜드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들이었다.

  • 제품 및 품질 논란: '빽햄'의 가격 및 품질 논란, '빽쿡' 밀키트의 부실 논란, 심지어 조리 과정에서 '농약 분무기'를 사용한 과거 영상까지 재조명되면서 그의 식품 전문가로서의 권위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 기업 지배구조 및 윤리: 임원이 여성 지원자를 상대로 '술자리 면접'을 진행한 갑질 사건은 백 대표의 리더십 아래 있는 조직 문화에 대한 비판을 촉발시켰고 , 방송 제작진을 상대로 상습적인 언어폭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은 그의 친근한 이미지를 훼손했다.  
     
  • '오너 리스크'의 공식 인정: 상황이 악화되자 백종원 대표 스스로 "오너 리스크가 맞다고 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님을 확인시켜 준 발언이었다. 이 리스크의 파급력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일련의 논란 이후 '새마을식당'과 '빽다방'의 매출이 단 3주 만에 각각 45.3%, 28.1% 급감한 사례는 오너 리스크가 가맹점의 생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됨을 보여준다.  
     

4.3. 투자 부적격 CEO? 셀러브리티의 그늘에 가린 지배구조

더본코리아의 지배구조는 창업주 1인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형태를 띤다. 그의 개인적인 발언과 결정이 회사의 주가와 전략에 즉각적이고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구조는, 이사회와 전문 경영진에 의해 운영되어야 할 상장 기업의 원칙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러한 구조는 투자자에게 심각한 불확실성을 안겨준다. 일부 분석가들은 과거 개인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크다는 이유로 상장이 불허된 '삼프로TV' 사례를 들며, 더본코리아 역시 1인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 때문에 상장 기업으로 부적절할 수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결국 더본코리아에 투자하는 것은 외식 기업의 펀더멘털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한 유명인의 대중적 평판이라는 극도로 변동성 높은 자산에 베팅하는 것과 같다. 이는 리스크 관리를 중시하는 기관 투자자들에게 매우 매력 없는 투자처로 비칠 수밖에 없다.  

 

제 5장. 시장의 심판: IPO, 기업가치 평가, 그리고 그 후

더본코리아의 기업공개(IPO) 과정과 그 이후의 주가 폭락은 시장이 회사의 시스템적 리스크를 어떻게 평가했는지를 보여주는 냉정한 심판이었다. 논란의 여지가 많았던 기업가치 평가는 결국 시장의 불신을 초래했고, 이는 주주가치의 심각한 훼손으로 이어졌다.

5.1. IPO: 논란의 기업가치 평가

2023년 말, 더본코리아는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성공적으로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기업가치 산정 방식은 큰 논란을 낳았다.  

 

핵심 논란: 더본코리아는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기업으로 동종 프랜차이즈 업체인 '교촌에프앤비' 등이 아닌, CJ제일제당, 대상, 풀무원과 같은 종합식품기업들을 선택했다. 이는 심각한 '미스매칭'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더본코리아의 매출 구조는 프랜차이즈 사업이 85.9%로 압도적인 반면, 비교 대상으로 삼은 기업들은 식품 제조 및 유통이 핵심이다.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 산업은 내수 경기에 민감하고 성장성에 한계가 있어 종합식품기업보다 낮은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받는다.  

 

이러한 선택은 의도적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받기 위한 전략적 행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본질적으로 프랜차이즈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종합식품기업'으로 포지셔닝함으로써, 회사의 실제 펀더멘털보다 부풀려진 가격으로 상장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5.2. 후폭풍: 주주가치의 붕괴

화려했던 IPO와 달리, 상장 이후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끝없이 추락했다. 한때 6만 4500원 선에 육박했던 주가는 3만 원대, 혹은 그 이하로 폭락하며 시가총액의 상당 부분이 증발했다.  

 

2025년 5월 기준, 더본코리아 주식을 보유한 1만 6천여 명의 개인 투자자 중 99.5%가 손실 상태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으며 , 평균 손실률은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러한 주가 하락은 회사가 양호한 전년도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발생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는 시장이 과거의 실적이 아닌,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연돈볼카츠' 사태와 같은 분쟁 리스크, 오너 리스크, 그리고 취약한 지배구조 등 근본적인 문제점들을 주가에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시장은 더 이상 백종원의 후광에 기댄 성장 스토리를 신뢰하지 않으며, 상장 과정에서 제기되었던 고평가 논란이 현실화되었음을 냉정하게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표 2: 더본코리아 IPO 비교기업 선정 및 성과 분석
기업명
더본코리아
교촌에프앤비
CJ씨푸드
대상
풀무원
신세계푸드
자료: 기반 재구성. PER은 공모가 산정 시점 기준이며, 주가 성과는 질적 평가임.  
 

 

제 4부: 구원의 길

제 6장. 위기관리: 더본코리아의 대응에 대한 비판적 평가

연이은 위기에 직면한 더본코리아는 다각적인 대응책을 내놓으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은 그 내용과 진정성, 그리고 실효성 측면에서 비판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의 대응은 기업 정체성과 CEO 개인 브랜드 사이에서 길을 잃고 분열된 모습을 보였다.

6.1. 공식적 기업 대응: "이제, 다 바꾸겠습니다"

2025년 4월, 더본코리아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전면적인 쇄신을 약속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입장문은 조직 개편과 시스템 혁신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담고 있었다.  

 
  • 주요 약속:
    • 지배구조: 대표이사 직속 감사 및 리스크 관리 전담 조직 신설, 대외 소통을 위한 홍보팀 신설.  
       
    • 인사: '술자리 면접' 논란 직원의 즉각적인 업무 배제 및 전사적 윤리 교육 실시.  
       
    • 운영: 식품 안전·위생·품질 관리 총괄 전담 부서 가동, 외부 전문가 영입을 통한 프로세스 원점 재설계.  
       

이러한 계획은 구조적으로 진일보한 측면이 있으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메시지에 '공감'이 부재했다고 지적한다. "책임을 통감한다"와 같은 정서적 접근보다는 "감사 조직 신설"과 같은 기술적, 경영 중심적 언어로 채워져 있어 소비자와 가맹점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진정성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또한, 평소 현장 중심적이고 진솔한 이미지를 쌓아온 백종원 대표의 모습과 건조한 입장문의 톤 사이의 괴리감 역시 여론의 불신을 키운 요인이었다.  

 

6.2. 가맹점 대상 조치: '상생위원회' 출범

가맹점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더본코리아는 '상생위원회'를 출범시키고 300억 원 규모의 상생 지원책을 발표했다.  

 
  • 구체적 조치:
    • 금융 지원: 업계 최초로 가맹점주가 월세를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하고, 본사가 수수료를 지원하여 현금 유동성을 개선.  
       
    • 로열티 감면: 배달 매출에 대한 로열티를 50% 인하.  
       
    • 소통 채널: 가맹점 대표, 본사 임원,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상생위원회를 정례화하여 지속적인 소통 창구로 활용.  
       

이러한 조치들은 가맹점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위기가 정점에 달했을 때 발표되었다는 점에서 그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이를 장기적인 상생 철학의 발현이라기보다는, IPO 이후 급박해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반응적이고 단기적인 처방으로 평가한다.

6.3. 백종원 개인의 대응: 유튜브 사과와 방송 활동 중단

백종원 대표는 자신의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연돈볼카츠'나 '빽햄'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하고 사과하는 방식을 택했다. 또한, 사업에 집중하겠다며 방송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러한 직접 소통 방식은 대중에게 진솔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4장에서 분석했듯이 기업과 개인을 동일시하는 리스크를 더욱 강화한다. 이는 CEO가 직접 나서야만 해결되는 비정상적인 기업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방증하며, 오히려 체계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의 부재를 드러내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결국 더본코리아의 위기 대응은 전문적인 상장 기업의 모습과 CEO 개인 기업의 모습 사이에서 일관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제 7장.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전략적 제언

더본코리아는 셀러브리티 CEO를 앞세운 저자본 프랜차이즈 모델로 경이로운 성장을 이뤘지만, 상장을 계기로 그 모델의 심각한 한계와 리스크를 노출했다. 회사의 미래는 개인의 카리스마에 의존하는 기업에서 전문적으로 관리되는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7.1. 종합 평가: 기로에 선 기업

더본코리아는 성장의 변곡점에 서 있다. 현재의 위기는 '백종원'이라는 브랜드를 회사의 유일한 엔진이 아닌, 체계적인 기업 전략의 일부로 관리되는 핵심 자산으로 재정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배구조, 프랜차이즈 모델, 그리고 가맹점과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혁신이 필요하다.

7.2. 더본코리아 경영진 및 이사회에 대한 제언

  • CEO 리스크 분산:
    • 대규모 프랜차이즈 운영 경험이 풍부한 전문경영인(CEO 또는 COO)을 영입하여 일상적인 경영을 맡기고, 백종원 대표는 이사회 의장이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로서 브랜드 및 메뉴 개발에 집중하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 과반수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독립적인 이사회를 구축하여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을 실질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 프랜차이즈 모델 전면 개편:
    • 모든 신규 브랜드는 의무적으로 최소 5~10개의 직영점을 2년 이상 성공적으로 운영한 후에만 가맹 사업을 시작하도록 내부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 이 직영점들은 신규 가맹점주를 위한 필수 교육 및 인증 센터로 기능해야 한다.
    • '일단 출시하고 보자' 식의 모델을 폐기하고, 직영점에서 축적된 객관적이고 투명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사업 계획서를 가맹 희망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 신뢰 재구축:
    • 반응적인 금융 지원을 넘어, 가맹점과의 공동 R&D, 투명한 식자재 공급가 공개, 공동 마케팅 등 장기적이고 선제적인 상생 프로그램을 제도화해야 한다.
    • 현재 발간하지 않고 있는 ESG 보고서 및 가맹점 관계 보고서를 매년 의무적으로 발간하여, 폐점률, 가맹점 평균 '수익성'(매출액이 아닌), 상생위원회 합의사항 이행 경과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7.3. 현재 및 잠재적 가맹점주에 대한 제언

  • 철저한 사전 검증: 언론의 화제성이나 구두 설명에 의존하지 말고, 정보공개서와 예상매출액 산정서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특히 해당 브랜드의 직영점 운영 데이터를 요구하고 검토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 동료 가맹점주와의 소통: 계약에 앞서 해당 브랜드의 기존 및 전직 가맹점주 최소 5~10명과 접촉하여 운영의 현실, 실제 수익성, 본사 지원의 질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 리스크 인지: 더본코리아의 신규 브랜드에 투자하는 것은 안정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이라기보다는 리스크가 높은 벤처 투자에 가까울 수 있음을 인지하고 계약 조건 협상에 임해야 한다.

7.4. 투자자에 대한 제언

  • 지배구조 변화 주시: 주가 회복의 핵심 동력은 단기 실적이 아니라 근본적인 지배구조 개선과 '백종원 리스크'의 해소에 있다. 독립적인 경영진과 이사진의 선임 여부가 가장 중요한 모니터링 지표다.
  • 포트폴리오 건전성 분석: 전체 매장 수라는 헤드라인 지표를 넘어, '빽다방'을 제외한 여타 브랜드들의 실질적인 성장 여부를 추적해야 한다. 다수의 건강한 성장 브랜드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입증될 때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
  • 시스템 리스크 할인 적용: 회사가 프랜차이즈 개발 및 관리 모델을 근본적으로 개혁했음을 증명하기 전까지, 향후 발생 가능한 가맹점 분쟁 및 브랜드 훼손 리스크를 감안하여 기업가치에 상당한 할인율을 적용해야 한다. 현재 침체된 프랜차이즈 M&A 시장은 이러한 리스크가 산업 전반에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